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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이 아니다


역사 속에 그려진 사람들은 과연 그모습이 전부 진실일까?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분이거나 그 이미지 자체가 꼭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도 않을까? 아마도 이 책은 그런각도에서 쓰여진 책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요부, 악녀, 악처의이미지를 가진 역사속27명 여인들의이야기를 통해서 그녀들에 대한 자세하면서도 좀더 다각적인 면을 알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이미지에 반하는 이야기를 이 책은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는 그녀들의 편을 들고, 그녀들의 입장만을 대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껏 그녀들에게 내려진 천편일률적인 평가들을 이 책을 통해서 달리 바라본다면 그녀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에서는 총 27명의 여인들이 나온다. 역사속에서 남자들 못지 않은 유명세로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여인들이다. 그녀들은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꽃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살았다고 생각된다. 그녀의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이야기되는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한 6명의 여왕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는 여자의 몸으로 권력의 정점에 올라 세상을 호령했던 그녀들의 삶에 대해서 알게 될 것이다. 비록 한나라의 군주로서 자리매김하지는 못했지만 군주보다 더큰 의미로 남아있는지도 모르는 왕비들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흥미로울 것이다. 누군가의 아내, 연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간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당당히 한 존재로서의 여인이였던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그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감동과 아픔, 환희와 슬픔이 공존하기도 한다. 지난 8월 5일은 마릴린 먼로가1962년 8월 5일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가 흐른 날이다. 만인의 연인이 아닌 오롯이 한 사람의 여인이 되고 싶었던 그녀를 세상의 요부이자 섹시 심볼로만 기억한다. 먼저 책에서는 그녀가 태어나 살아온 삶과 1962년 8월 5일 당시 그녀의 나이 36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일대기가 나온다.그리고마릴린 먼로의 짧지만 불꽃같았던 삶에 있어서 중요했던 일들을 화두로 삼아 그녀가 이 세상에 살다 간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간간히 첨부되어 있는 그녀와 관련된 사진들과 QR코드 속에 담긴 시청각자료는 그녀의 삶을 알아가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954년 상영된 오토 프레밍거 감독, 마릴린 먼로, 로버트 미첨 주연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에서 케이 역을 맡았던 그녀가 직접 기타를 치며 부르는 주제곡 <돌아오지 않는 강>을 들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1954년 2월 도쿄로 신혼여행을 갔던 마를린 먼로와 조 디마지오가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책은 이처럼 그녀가 살았던 생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책속에 나오는 다른 여인들의 이야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이다. 책의 내용은 마지막에 그녀들과 관련 있었던 테마로 여담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그레이스 켈리와 다이애나 비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처럼 그녀만의 이야기로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볼때 이 책은 27명의 여인들 각각에 할애한 분량이 상당하며 사실에 기초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현실 속에서 재평가된 그녀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고 동시에 재미있는 책이다.
세계역사를 뒤흔든 27명 여인들의 항변을 담은 책으로, 남성 시각에서 규정된 팜므파탈 혹은 악녀로서의 삶이 아니라 철저히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신역사주의 책이다. 저자는 네 명의 황제를 거느리며 48년간 철권통치를 행하던 서태후를 단순 악녀로 규정할 수 있을까. 혹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 고 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가정에 소홀했던 소크라테스를 남편으로 둔 크산티페를 단순히 악처로 치부해 버릴 것인가 아니면 잔 다르크는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고도 왜 화형대에 올라야 했는가 등 끊임없는 반문법을 통하여 남성 위주의 당시 정황을 뒤엎어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남자의 그늘아래 한결같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과소평가되었던 여인들의 삶에 대해 역사적으로 투영된 사실에 충실하면서 독자는 세계사의 행간에 숨어 있는 그녀들의 당당한 외침을 듣게 된다. 더불어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주관적인 여성시각에만 머물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여인의 이름이 세상에 새겨지기까지에는 상대했던 남성들이나 당대 위인들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카이사르, 표트르 1세, 나폴레옹, 후안 페론, 당태종, 콜럼버스, 모차르트, 로댕, 사르트르 등의 인물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또다른 흥미로운 요소는 새로운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정보습득이다. 기존 역사책의 일방적인 사실전달이 아닌, 21개의 QR코드 속에 담긴 시청각자료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는 색다른 감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책에 소개된 마리아 칼라스의 ‘파리공연 QR코드’를 찍으면 칼라스가 오나시스를 만났던 그 공연 현장을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간접체험할 수 있다. 또한 할리우드 배우이자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의 ‘세기의 결혼식’ 장면울 실제 동영상을 통해 생생히 접할 수 있다.


제1장 나는 여왕이로소이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품고 나아가리라 _이집트 제국을 꿈꾼 클레오파트라
알함브라 궁전에서 콜럼버스의 신세계를 귀담은 ‘이사벨 1세 여왕’
나는 창녀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사랑한 여왕이다! _‘에르미타주 박물관’의 태동 예카테리나 2세
내 심장에 남자가 흐르고 있소! _위태로운 전쟁에서 국민을 구해낸 ‘만인의 어머니’ 마리아 테레지아
남편을 거부하고 영국과 결혼한, 엘리자베스 여왕
나는 두 황제를 사로잡은 절대적 여인! _중국을 치마폭에 담은 측천무후
네 명의 황제를 거느린 48년간의 철권통치의 위력을 아는가! _이화원과 권력을 사랑한 서태후

제2장 황금빛 드레스에 비극을 잉태하다
나, 평생을 프랑스를 위해 살다갔노라 _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으로 30년간 프랑스 왕위를 지켰던 ‘카트린 드 메디치 왕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 _왕비의 죽음을 둘러싼 간극, 현실에 무지했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당신 곁에서 내 모든 순간을 보낼 수 있을까… _나폴레옹이 사랑한 조세핀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아다오! _탱고처럼 살다간 에비타
영화 〈백조〉와 〈나는 결백하다〉 영화가 지닌 운명성_모나코의 상징 그레이스 켈리

제3장 누가 나를 꽃이라 하는가
소크라테스, 당신이 나를 사랑해주기만 했다면… _악처의 대명사 크산티페
가서 프랑스를 구하라 _나라를 구하고 마녀재판으로 화형된 ‘잔 다르크’
옥탑에 감금되었던 ‘피의 여왕’_세기의 악녀 바토리 백작부인
독일과 프랑스의 ‘이중 덫’에 걸린 ‘순진한 스파이’ 마타 하리
사랑 때문에 ‘파시스트’를 자처한 나치의 영부인 마그다 괴벨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악명 날린 여간수, 이르마 그레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않으리! _푸슈킨의 아내 나탈리야
나는 여자예요. 한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었어요! _섹시스타, 마릴린 먼로

제4장 죽어도 ‘사랑’이라 말하리라
백만 번 그대를 사랑하오! _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그대와 함께라면 보헤미안 사랑의 결정체_쇼팽의 연인 조르주 상드
사랑이 조각 속에서 흐느낌으로 묻어난다_로댕을 사랑한 카미유 클로델
이별할 때 우리는 가장 사랑한다! _사랑의 화신 루 살로메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_철학과 사랑에 빠진 보부아르
오나시스여, 돌아와 주오! _사랑도 오페라도 전설에 묻은, 마리아 칼라스
WAR IS OVER _레논과 요코의 사랑을 이어준 [못박기 회화]_오노 요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