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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논문

  흔히 논문하면 지식이 위주가 되는 딱딱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학자들에 의해 난이도 높은 연구를 하고, 그것이 정리되어 발표되는 것이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논문, 그 말 자체가 논의하는 글이란 뜻이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많은 논문을 읽으면서 생활해 왔다.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사고가 팽배해 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금도 논문을 찾는다면 많은 종이들, 깨알 같은 글씨들, 사전을 찾아봐야 하는 용어들, 그리고 도표, 숫자 등을 마음속에 떠올리게 된다. 그런 생각 속에서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논문 사냥꾼이라 불리는 산큐 다쓰오의 논문 모음집이다, 그의 열정이 이러한 모음집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책이 나의 논문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 이런 것도 논문이 되는구나? 이런 내용도 논문의 거리가 되는구나? 이런 문제는 어떻게 정리되었을까? 이 문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살펴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참 감사하단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함부로 조각하여 언급할 수 없는, 아니 어찌 보면 논문을 쓰는 사람들의 품위까지 걸어야 하는 입장이 되는 내용들도 있다. 글쓰기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 그것을 언급하고 관찰, 정리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읽어볼 만한, 독특하고 특별한 이야기들을 많이 모아둔 책이다.   <경사면에 앉은 커플에 대한 연구>는 대체 왜 했을까? 그것은 훔쳐보기의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만일 당사자들이 자신들이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야단 날 일이다. 하지만 이 글은 사람들의 거리를 조사해 보기 위한 관찰이고, 그것을 언어로 옮겨 놓았다. 조건은 당사자들이 관찰 당하고 있다고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만일 관찰을 당한다고 인식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연구의 내용도 가치가 상실될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면 사람들의 본능적인 마음 상태를 점검하는 일이기 때문이리라. 낮과 밤의 시간, 타인들과의 거리에 따라 시간에 따라 커플들이 어떻게 앉고 일어나는가는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보편화시켜 보는 연구가 되었다. 참으로 별난 연구라 할 만하다.    <불륜남의 머릿속>은 들키지 않는 불륜을 연구하고 있다. 혼외 연애를 해본 경험이 있고, 아내에 대해 불만이 거의 없는 인물 6명을 대상으로 하여 조사를 했다고 한다. “혼외 연애에 이른 경위와 그때의 기분, 혼외 연애를 통해 생각한 점, 부부관계의 변화,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 갔는가?”를 질문했다고 한다. 주로 아내에게 무감각해 지면서 영양제로 이루어지는 것이 혼외 연애고 스스로 잘못하고 있다는 깨달음에 이르면서 구원의 길을 찾는다고 말하고 있다. 참 황당한, 완벽한 스스로의 변명이 담겨져 있는 연구 내용이다. 이런 것들이 연구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이상하다. 자료의 신빙성도 그렇고.   <하품의 전염성><카피 잔이 내는 소리의 과학> <야구팀의 팬이었던 사람들의 생태 연구> <끝말잇기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가슴의 줄렁임과 브래지어 위치의 어긋남> 등 제목이 참으로 특이하다. 그러기에 특별한 논문들이고, 이렇게 이상한 논문으로 묶여 졌다. 이런 논문이 13편 담겨져 있다. 독특한 제목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그래서 읽어 가다보면 “아!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따른다. 참으로 특별한 사람들의 인식을 공감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면서 읽게 된다. 우리의 보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있는 삶에 대한, 생각에 대한 태클로 우리들을 즐겁게 하는 논문들이다. 그리고 모아 놓은 사람도 평범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여고생과 남자의 눈’은 남녀 공학과 그렇지 않는 학교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의식 상태를 그리고 있다. 자료 조사를 통해 남녀 공학에서는 순수 여학교보다 여학생들이 외모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학습보다는 봐주는 눈을 의식하는 차림새를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여학교에서 학생들은 등교하면서 바로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거침없는 행동을 보이는데 반하여 여학교에서는 그런 경우가 적다는 말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이런 것들이 쌓여 그 사람들의 성장에도 관계한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공감이 가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탕파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사소하면서도 진기한 물건에 대한 연구 내용을 적고 있다. 탕파는 이불 아래에 넣어 몸을 덥히는데 사용하는 도구다. 글쓴이는 시간 조정을 위해 어느 고도구 판매점에 들렀을 때 처음 만나기 시작하면서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뛰어난 인물로 각광 받았던 저자가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기도 했다고 말한다. ‘탕파’는 각종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이 짐승의 모양을 한 것, 손잡이가 있는 것, 없는 것, 꽃병, 술병 모양을 한 것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기능보다는 모양이 더 가치 있게 되고, 하여 문명의 발달과 함께 사라졌다. 그런데 저자는 그것을 다시 찾게 되고, 발견할 때마다 한없는 희열을 느끼고 있다. 참으로 특이한 성향을 볼 수 있는 사람이고, 취미 아닌 연구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그것을 언어로 옮겨 놓은 것이 이 논문이다.   특별한, 특이한, 논문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내용들이 관찰과 조사에 의해 언어로 정리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지니게 되는 모습을 우리는 본다. 보잘 것 없는 것일지라도 그것에 어떻게 다가가는가에 따라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이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에 신기함으로, 새로움으로 다가와 의미를 심고 있다. 참으로 특별한 책이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다!세상은 넓고, 이상한 논문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진기한 논문의 세계를 거침없이 누비는논문 사냥꾼 산큐 다쓰오의 이상한 논문 컬렉션일본 최초의 ‘학자 코미디언’으로 알려진 산큐 다쓰오가 수집한 진기한 논문 13편을 소개한 책 이상한 논문 이 출간되었다. 사람들이 ‘논문’이나 ‘연구’라고 하면 굉장히 어려울 것 같고 재미없고 지루할 것 같다는 인상을 갖기가 쉽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산큐 다쓰오는 논문이나 연구에 대한 사람들의 통념을 깨뜨리는 동시에 학문의 즐거움, 알아가는 기쁨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유익한 것인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다쓰오는 어떤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고 끈질기게 파고드는 것에서 얻는 유익함이 무엇인지를 이 책 곳곳에서 드러낸다. ‘이런 것도 논문 주제가 될 수 있어?’ 혹은 ‘이런 논문도 있다는 말이야?’ 하고 물음을 던질 수 있을 만한 특이한 주제를 다룬 논문들을 소개하면서 일반인의 시선에서 나올 수 있는 유쾌한 농담과 태클을 수시로 던진다. 저자의 농담과 태클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웃음을 짓게 하는 동시에 논문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논문의 연구자들과 그들의 열정까지 웃음거리로 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책 전반에서 연구자들에 대한 존경과 칭찬을 드러낸다. 또한 연구자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며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현대인들이 상실했다고 볼 수 있는 학문에 대한, 앎에 대한 재미와 즐거움 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그리고 총 4편으로 구성된 ‘칼럼’에서는 연구자의 처지에 서서 연구란 무엇인지, 연구자는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일하는지를 진지하게 써내려가면서 연구자라는 존재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강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머리말 ? 005

첫 번째 논문 ‘세상 이야기’의 연구 ? 011
두 번째 논문 ‘공원의 경사면에 앉는 커플’을 관찰하다 ? 031
세 번째 논문 ‘불륜남’의 머릿속 ? 047
네 번째 논문 ‘하품’은 왜 전염되는가? ? 065
다섯 번째 논문 ‘커피 잔’이 내는 소리의 과학 ? 085

여섯 번째 논문 여고생과 ‘남자의 눈’ ? 103
일곱 번째 논문 고양이의 ‘치유 효과’ ? 119
여덟 번째 논문 ‘수수께끼’의 법칙 ? 137
아홉 번째 논문 ‘긴테쓰 팬’이었던 사람들의 생태를 탐구하다 ? 151
열 번째 논문 현역 ‘도코야마’ 설문 조사 ? 167

열한 번째 논문 ‘끝말잇기’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 181
열두 번째 논문 ‘가슴의 출렁임’과 브래지어 위치의 어긋남 ? 193
열세 번째 논문 ‘탕파’에 관한 진기한 이야기 ? 213


칼럼 1 논문이란 무엇인가 ? 025
칼럼 2 연구에는 네 종류가 있다 ? 081
칼럼 3 사진과 그림이 이상한 논문들 ? 133
칼럼 4 제목의 묘미: 연구자의 긍지 ? 207

후기 ? 243
옮긴이의 말 ? 251